2006년 06월 28일
일생에 태어나서 한번쯤은 해봐야 할일 -삼겹살 혼자먹기-
아, 물론 이건 개인적인
우선 요령과 주의사항.
1. 당신이 혼자 삼겹살집에 들어가게 된다면, 당신은 무조건 이 질문을 최소 세번은 받게 된다. "몇분이세요?(혼자인거 안보이냐)" "뒤에 몇분이나 오세요?" "혼자세요...?(...물음표가 살짝 뒤에 붙는 이유는 뭔가)
당황하지 말자. 오히려 당당하게 말해주자.
"혼잔데요?"
아, 참고로 이 말을 너무 자신없게 말하게 되면 지지리 궁상으로 보일 수 있다. 조심하자. 그리고 너무 독기어리게 나가면 "소주는 필요없으세요?"라는 질문까지 받을 수도 있다. 주의하도록.
2. 좋은 자리를 잡아라. 여기서 말하는 좋은 자리란 당연히 잘 안보이는 자리다(...) 역설적이지만, 창가 자리를 추천한다. 오히려 한쪽 벽면은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정 시선둘 데가 없다면 창밖을 쳐다보는 방법이 있기에 창가자리 강추! 창가가 안된다면 기둥 옆으로라도 붙어라. 이건 절대 남을 피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남에게 정신적 타격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3. 당신은 혼자다. 자, 여기서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나는 혼자서 이 고기를 다 먹을 수 있다. 우하하하하하하"
...이렇게 한번쯤 (마음속으로)소리쳐주자. 갑자기 눈 앞에 고기들이 팔딱팔딱 살아서 춤을 출 것이다.
4.굽는 사람이 혼자라는 것도 어떻게 생각하면
느긋하게 익혀라! 삼겹살은 자로고 한쪽을 잘 구워준다음에 다음쪽을 굽는 웰던이 최고다. 김치도 구워주고, 마늘, 양파, 버섯 등등을 최적의 포지션으로 구워라. 그리고 잘라라! 기름기와 고기가 적절한 배분을 이루도록 하는 최적의 각도는 삼겹살 지방질의 방향과 수직이다. 적당한 크기로 잘라라. 아줌마가 와서 놀랄 것이다.
...참고로 본인은 오늘 미칠듯한 내공으로 고기를 잘라주고, 완벽한 포지션으로 김치와 마늘과 양파를 구웠는데, 저쪽에서 고기를 구워주러 오던 아줌마가 '
5. 다양한 방법으로 먹어라! 구운김치에 삼겹살을 싸먹거나, 무쌈에 싸먹거나, 혹은 파채와 곁들여 먹어도 좋다. 간단히 콩가루에 찍어먹어도 좋고 상추에 싸먹는 정석적인 방법을 사용해도 좋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절대 주위를 쳐다보지 마라'
...가끔 쳐다보면 고기가 목에 걸려 안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본인도 내공이 부족하야, 아직 주위를 쳐다보며 느긋하게 먹어주는 경지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 경지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인생경험치 20갑자가 필요하다.
6. 다 먹었다고 빨리 나오려 애쓰지 마라! 다 먹었다면 슬슬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게 생각될 것이다. 그래도 억지로 빨리 일어날 것까지는 없지 않은가? 천천히,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적당히 배가 안정되면 일어나자. 아, 참고로 계산은 무조건 카드로 할 것이며 가게 명함은 하나 가지고 나오자. 지금까지 당신을 쳐다봤던 가게 점원에게
"맛있네요. 또 올게요~"
정도로 말해준다면, 당신은 이미 고수이다. 아, 그리고 공짜커피는 챙겨먹어라.
.......
...이걸로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은 대략의 설명이 된 듯(...)
PS- 당연한 상식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저가 삼겹살(2500~5000)에서는 1인분이 주문이 안 된다. 고로, 남성분들은 2인분을 먹어줘야하고(나같은 경우는 3500원짜리 삼겹살 2인분. 배터진다) 여성분은...7000원짜리 삼겹살 1인분을 먹는걸 추천한다.
PS2 - 이것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어줍잖은 내공으로 도전하지 마라. 심각한 정신적 타격을 입고 주화입마에 빠질 수 있다. 당신이 어느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기 전에는 '절대' 도전하지 마라. 아니 그냥 도전하지 마라(...)
PS3 - 난 인생에 두번째인데..이젠 좀 할만한거 같다...하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