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사용후기.

뉴라이트 사용후기 - 10점
한윤형 지음/개마고원

1. '글쟁이의 미덕은 합산에 있는 게 아니라 감산에 있다'고 말한 이택광의 한마디는 내가 볼때 가장 한윤형에게 어울리는 비판이다. 해도 치밀해서 무슨 편집증 환자가 쓴 줄 알았다.


2. 짧게 책소개를 하자면, "나는 이렇게 (논리적으로) 뉴라이트 역사학을 깝니다" 라는 것. 책의 주인공은 역사가 아니라 '논리'다. 논리괴수 한윤형-_- 


3. 아쉬운 것은, (한운형은 그것을 원한 것 같지만) 상식에서부터 논리를 전개했더라도 그 결과물 모두가 상식이 되지는 않는다. 상식이란 어떤 것에 대한 가장 일차적인 감상들의 집합이며, 이런 집합에서 연역논리로 주욱 풀어간 뒤 이것도 상식이다! 라고 외치는 것은 그 자체로 상식에 대한 정의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걸 보고 '아 이게 상식적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상식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 20대중에 그래도 가장 글 잘쓴다고 하는 사람 중 한명이 엮어낸 책을 보며, 우리시대에 텍스트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하나의 이론을 주욱 펼쳐나간 글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쓴 수많은 글들의 집합을 엮어놓은 것이다. 사실 우리 세대에게 남은 방법은 이것뿐이다. 우석훈이 '예전에는 20대들이 책도 쓰고 사회적 활동도 활발히 했다' 라는 건 '그래서 우린 못하는데 어쩌라고?'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다. 지금의 20대에겐, 하나의 이론을 정립하고 그 이론을 바탕으로 책 한권을 써내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고 20대가 글을 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PC통신, 게시판, 싸이, 블로그 등의 웹 환경을 거치면서 20대의 글은 필자와 독자의 편의를 위해 가독성을 높이는 측면으로 발달했으며, 긴 호흡의 글 하나보다는 여러 글을 쌓아 하나의 모양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그래서 20대들의 출판이란 보통 블로그의 글을 편집해서 내보내는 것이었는데, 한윤형의 글은 그런 방식에서 약간 더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난 이 책에 대한 기존 지식인들의 진심어린 반응이 궁금하다. 이건 책도 아냐! 라고 일갈하고 있을지, 아니면 20대의 새로운 글방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지...어쨌든, 이런 20대의 글 방식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 예정. 요즘 블로그를 보면, Publish라는 것의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거 같다.

by 너프 | 2009/09/21 01:01 | 내맘대로 문화생활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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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endrix at 2009/09/22 08:26
호흡 긴 글 내는 놈들 몇이 생겨나는 중인거지. 이를테면.
근데 선두주자 K와 H가 슬슬 힘이 딸리는 것 같아.. 하.
Commented by 너프 at 2009/09/23 17:30
슬슬 딸리는 게 아니라 원래 그렇다니까 -ㅅ- 이를테면 뒤에 생각나는 사람도 없으면서. 있으면 형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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